누가복음서 8:1 그 뒤에 예수께서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그 기쁜 소식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가 예수와 동행하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 주일 공동체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보니, 진짜 가을날 같더라고요.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든 산, 그리고 맑은 하늘, 주님이 그려주신 아름다운 풍경화 같았습니다. 감사주일의 따스한 여운일까요? 너무 행복했습니다. 오늘 새벽은 좀 쌀쌀하네요. 그래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오늘 본문은 '그 뒤에'라는 말로 시작하는데요. 이는 누가복음 7장에서 있었던 시몬의 집에서의 사건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그러니까 시몬의 집에서 여인 하나가 주님께 향유를 부은 사건을 의미하죠. 굳이 그 사건을 기점으로 오늘 본문을 시작하는 것을 보면 이는 그 사건에서 주신 메시지와 오늘 말씀이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곱씹어 보죠. 시몬의 집에서 일어났던 일과 주님의 메시지를 종합하면 우리에게 감사가 왜 중요한지를 알려주시는 말씀이었죠. 감사로 주님을 맞이한 여인과 감사 없이 주님을 초대한 시몬의 대비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주셨습니다. 더 나아가 감사는 그 어떠한 죄도 용서받게 만들고, 감사는 그 어떤 상황도 변화시키는 능력임을 알려 주시죠. 그것을 다시금 기억하며 우리는 8장을 맞이합니다.
예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셨습니다. 이는 그분이 사역을 멈추지 않으셨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미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찾아와 예수께 항변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께 더 크고 과감한 일을 주문했죠. 이를테면 민족의 해방이나 독립과 같은 큰일이 메시아에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주시며 자신의 사역이 틀리지 않았음을 말씀한 바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사실을 확증적으로 다시 표현하신 셈이죠.
이제 그리 작은 마을들을 돌아다니시면 하신 일이 무엇인지 누가는 설명합니다. 그것을 이렇게 표현했죠.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그 기쁜 소식을 전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셨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인지를 알아야겠죠? 여러분은 '하나님의 나라'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하면 천국을 떠올립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한자로 그대로 풀어서 만든 단어가 천국이죠. 천국 하면 우리는 또 죽어서 가는 나라를 떠올리게 됩니다. 여기서 오해가 생기죠.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했다는 말씀이 마치 죽어서 가는 천국을 그리고 설명하셨다는 뜻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는 죽어서 가는 나라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잠깐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기 전에, 우리가 아는 천국이라는 말이 생긴 과정을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요. 유대인들은 본래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경이로운 이름이기 때문에 입에 담을 수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훗날 하나님이라는 단어의 발음을 잊어버리고 말죠. 지금 우리가 부르는 야훼, 혹은 여호와라는 말은 정확하게 옛날 하나님을 불렀던 그 이름은 아닙니다. 히브리어는 자음으로만 되어있는 문자였는데요. 하나님을 뜻하는 단어는 4 글자로 되어 있었죠. 히브리어로 יהוה(요드 헤 바브 헤)입니다.-참고로 히브리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습니다.- 영자로 풀이하면 YHWH 같은 것이죠. 모음이 없으니 발음을 할 수 없었는데요. 입으로 읽지도 않았기에 구전으로 전해지지도 않았죠. 이 글자가 나오면 사람들은 그냥 아도나이(나의 주님)이라고 읽었어요. 그래서 온전한 발음을 모릅니다. 우리가 지금 여호와라고 부르는 이름은 히브리어 יהוה(요드 헤 바브 헤)에다가 아도나이의 모음을 억지로 붙여서 만든 발음이죠.
좀 어렵죠? 그래도 이런 설명을 드리는 이유는 '하나님의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마태는 복음서를 쓰면서 가장 많이 '하나님의 나라'를 언급하는데요. 그는 유대인들을 위해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하늘이라는 말로 바꾸어서 칭했습니다. 그래서 하늘나라라는 말을 쓰게 된 거죠. 이것이 한자어로 천국이 되고, 지금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 변질이 된 거죠.
다시 말씀드리는 데요. 예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이해하는 천국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죽어서 가는 나라가 아니라는 거죠. 예수께서 외치신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본래의 모습, 그러니까 죄로 왜곡된 인간과 세계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영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왜곡된 사람들과 인류 사회가 하나님 창조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마치 에덴동산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함께 사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오늘 본문이 '그 뒤에'로 시작하는 이유를 상기해야 하죠. 그러니까 어떤 죄인도 주님 앞에서 회복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쁨과 감사로 주님 앞에 엎드리는 것, 그렇게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흐르고, 우리의 감사와 찬양이 넘쳐서 함께 동역하는 세상, 이게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나라는 죽어서 이루어지는 나라가 아니라 지금 내가 사는 이 땅에서, 나로부터 시작되어 만들어지는 세상인 거죠. 그래서 일까요? 누가복음서 17장에서 주님은, "하나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라고 선포하시죠.
제가 좋아하는 가수 하덕규 씨의 노래 중에 풍경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하나님의 나라는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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