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 2:33~35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시므온이 아기에 대하여 하는 이 말을 듣고서, 이상하게 여겼다. 시므온이 그들을 축복한 뒤에, 아기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 가운데 많은 사람을 넘어지게도 하고 일어서게도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으며, 비방받는 표징이 되게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칼이 당신의 마음을 찌를 것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들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부터 제법 덥습니다. 오늘도 초여름 날씨라는 예보가 있네요. 이제 봄도 가고 여름이 다가옵니다. 기온차가 심하고 날씨가 오락가락해도 계절의 흐름은 정확한 것처럼, 아픔과 슬픔을 동반한 우리의 삶에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정확하고 올바르게 좋은 길을 향해 가고 있음을 기억하는 하루 되시길 빕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쁘게 시작하자고요.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안고 주님을 찬양하자 요셉과 마리아는 이 말을 이상히 여겼다고 오늘 본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상히 여기다는 말이 좀 모호하죠. 뭘 이상히 여겼는지뿐만 아니라 이상하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왜 저런 말을 하지?'라는 뜻은 아닌 것 같아요. '이상하게 여기다'라고 번역된 원문은 '놀라다' '감탄하다'는 뜻을 내포하는 바 여기서 이상하다는 뜻은 뭘 몰라서라기보다 놀라서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아기 예수의 부모들은 많은 사람의 예언을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 천사로부터 시작한 아기 예수의 예언은 광야의 목자들, 동방의 박사들을 거쳐 시므온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죠. 아마도 이를 기이하고 놀라워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시므온의 예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죠. 이번에는 어머니 마리아에게 예언을 합니다. 그 예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되죠. 하나는 예수께서 표징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표징이란 어떤 기준이 된다는 뜻이죠. 이 기준이 중요합니다. 어떤 기준이냐 하면, 넘어지느냐? 일어서느냐? 의 기준이라는 거죠. 이 말이 무슨 뜻이냐면 간단히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기준으로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로 갈린다는 뜻입니다. 그분을 중심으로 의인과 죄인이 갈리고, 그분을 기준으로 은혜와 심판이 구분된다는 거죠. 사도 요한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라고 말씀하죠. 이 말씀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 예언이 의미심장합니다. '비방받는 표징이 되게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다.'는 말씀이 그렇습니다. 비방이라는 것이 손가락질당하고 욕을 먹는 것, 심지어 헛소문에 사로잡히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우리가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비방일지도 몰라요.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죽음까지 당한다면 그보다 더 힘든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이 그 표징이 된다는 거죠. 더욱이 마리아에게 섬뜩하게 말합니다. '칼이 당신의 마음을 찌를 것'이라고 말이죠. 한마디로 예수로 인해 가슴이 찢기는 고통이 있을 것을 예언하는 겁니다.
우리는 이 예언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미 알고 있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므온의 예언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예언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는 이것이 그저 2,000년 전에 예수께서 당하셨던 그 일, 그리고 마리아에게 꽂혔던 그 칼의 이야기가 아님을 느낍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주어진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우리도 오늘의 십자가를 지며 사는 작은 예수로 이 땅에 부름 받았기 때문이죠.
삶이 그렇습니다. 어디 쉬운 것이 하나라도 있습니까? 평탄한 길이 어디 있습니까? 무엇 하나를 하더라도 나의 희생을 걸고, 목숨을 걸고 해야 할 일들 투성입니다. 젖먹이 아기도 사력을 다해서 젖을 물듯이 무엇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힘을 써야 합니다. 거기에는 온갖 방해들이 넘쳐나고 공격들은 멈추지 않죠. 우리 주위에 게으름의 지뢰가 널려있고, 나만 괜찮으면 되는 이기심이 단단한 껍질처럼 돋아납니다. 나와 다른 생각들이 즐비하고 경쟁이라는 전투가 소리 없이 진행되죠. 부정적인 생각은 끝이 없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계속됩니다. 그렇게 칼이 매일 내 가슴을 찌르죠.
본래 삶이 그렇습니다. 그렇게 아픔과 슬픔과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함께하죠. 가슴 아픈 일들이 넘쳐납니다. 그런데 그런 그런 혼돈에서 진짜가 드러나는 법입니다. 진짜 친구는 평범할 때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오히려 어려운 순간 진짜 친구가 누구인지 아는 것처럼, 우리의 어려운 순간에, 혼돈과 아픔의 시간에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이죠. 이는 마치 환란 중에 보석 같은 믿음이 드러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어려움 가운데 빛난 성장을 이루는 거예요. 그러니 칼이 내 가슴을 찌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런 극한에서 죽음과 생명이 갈립니다. 진짜는 살고 가짜는 죽는 것이죠. 어둠 속에서 빛이 온전히 드러나듯이 말이죠.
오늘 우리 공동체 가족들은 사자굴에 스스로 들어가는 다니엘처럼 세상에 멋지게 들어가는 분들이었으면 합니다. 굳이 그것을 피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여러분은 평상시보다 그 사자굴에서 더 빛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골짜기 골고다에서 더 빛나는 여러분이 되실 것이기 때문이죠. 힘든 상황을 피하지 마세요. 거친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세요. 그곳에서 더욱 크신 주님의 도우심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래서 더욱 빛나게 성장하는 여러분 되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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