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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예레미야묵상

예레미야서묵상 80 - 믿음은 반드시 순종을 동반합니다. 예레미야 3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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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가 옥에 갇힙니다. 그를 옥에 가둔 이는 시드기야 왕인데요. 그의 죄목은 이스라엘을 저주했다는 것입니다. 예레미야가 이스라엘은 망할 것이며, 바빌로니아의 손에 넘겨질 것이라고 예언한 것이 그를 가둔 죄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좀 이상합니다. 그때는 이미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있었던 때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이스라엘은 예레미야의 예언이 실현되고 있었던 때였던 것이죠. 그의 말이 사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을 말한 죄로 예레미야를 감옥에 가둔 거죠. 

사람들은 사실을 알기 두려워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죠. 우리가 가장 갈등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현주소를 직시할 때입니다. 가끔 시험을 보고 좌절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시험 보기 전날까지는 괜찮다가 시험을 본 이후 절망감에 허덕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실력을 목도했기 때문이죠. 물론 시험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이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현실을 드러내는 도구는 될 수 있습니다. 그 현실을 잘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 현실을 이겨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부정하고 싶어집니다. 그 사실이 드러날수록 도피하고 싶어지고 숨기고 싶어지죠. 그때 결정을 잘해야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알게 되는 것은 은혜입니다. 그때가 새로운 출발을 할 기회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은 그 순간을 회피하려 합니다.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죠. 자신의 현주소와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해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바울은 가장 먼저 회개를 했습니다. 그렇게도 자신만만하게 살았는데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대면한 순간, 자신의 현주소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가식적이고, 얼마나 자기모순에 빠진 존재인지를 보게 된 것이죠. 그가 진정한 주님의 제자가 되는 방법, 그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순간은, 그때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회개는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니까요.

서두가 좀 길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중요 부분은 그다음에 나옵니다. 감옥에 있는 예레미야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죠. 사촌 하나멜이 찾아와서 아나돗의 땅을 사라고 권할 것이라고 말이죠. 정말로 하나멜이 예레미야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예레미야에게 땅을 사라고 권유를 하죠. 아마도 그 땅은 예레미야에게 일정한 상속의 권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땅이 재산 축적의 중요한 수단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 제안이 무척 황당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레미야는 옥에 갇혀 있잖아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런 그에게 재산이 무슨 소용이 있으면, 땅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게다가 그 땅은 이미 바빌로니아 느부갓네살의 점령군에 의해 점령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뭐라고 할까요? 북한에 있는 땅을 보고 사라고 하는 꼴과 진배없는 것이죠. 이것이 얼마나 황당한 제안입니까? 그런데 예레미야는 이것이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황당한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저는 이 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그 땅을 사는 것이 어떤 유익이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다는 것입니다. 황당한 제안을 알면서도 예레미야는 순종했습니다. 단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이유 때문이죠. 그러고 보니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말씀 또한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으로 얻은 귀하디 귀한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는 말씀은 받아 들기 힘든 말씀이죠. 그러나 아브라함은 순종했습니다. 이유가 그리 많지도 않아요. 그저 단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이유 하나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믿음은 순종을 반드시 동반합니다. 세상은 이런 모습을 광신자라고 할지도 몰라요. 그런 소리 듣기 싫으시죠? 점잖고 젠틀한 믿음 갖고 싶으시죠? 그러나 믿음에 순종이 없으면 더 이상 믿음이 아닙니다. 나에게 맞고 안 맞고를 따지는 믿음은 믿음이 아닙니다. 상황이나 합리적인 생각이 동원되는 믿음은 믿음이 아니에요. 믿음은 하나님이 하심만을 믿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1:6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은,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과, 하나님은 자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상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것은 상황이 아닙니다.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으시고, 상한 갈대 같은 우리를 꺾지 않으시며, 결국에는 상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반드시 순종을 동반합니다. 오늘도 주신 현실에 순종하세요. 나는 현실에 순종하지만, 나의 순종은 현실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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