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묻지마식 사랑’으로 사랑하시지 않는다."(롬1:18~27)
하나님의 성품을 대표하는 단어는 사랑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그분은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우리들을 사랑하신다. 그분의 사랑은 넓고도 깊어서 믿는 사람에서부터 믿지 않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회개한 영혼뿐만 아니라 범죄하여 낙심한 영혼에까지 미친다. 그분의 사랑은 오묘하고도 놀라와 끝없는 기다림과 반복된 용서로 우리들 가운데 드러내신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사랑이 ‘받는 우리들 뜻대로 되어짐’을 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에게 사랑이란 개념은 모든 것을 용납받는다는 것을 전제한다. 더 나가서 사랑이란 사랑받는 자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믿는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들은 나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에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받아야 사랑받는다고 느끼고, 내 마음대로 되어야 사랑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데 천부적인 감각을 가진 존재이기에 하나님의 사랑 또한 자기 멋대로 해석해 버린다. 타락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데서부터 시작되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말은 “하나님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이 되어 버렸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다.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받는 사람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고 더 많은 희생을 당한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사랑이다.
오늘날 하나님의 진노는 환영받지 못하는 신학적 개념이 되었다. 가급적 사람들은 진노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려 하지 않는다. 어떤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진노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사용되는 겁박의 도구가 되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진노가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개념이 되어 버렸다. 여기저기에서 하나님의 진노는 버려지고 있다. 하나님의 진노가 바로 하나님의 본질인 사랑의 기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다.
최초의 사람 아담은 자신의 범죄함으로 인해 하나님 앞에서 나무 뒤로 숨어버렸다. 구약시대에 지성소에는 오직 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바로 하나님 앞에 불의한 자는 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집에 친구를 초대하여 실컷 놀라본 경험이 있는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집안은 엉망이 되지만 친구들과 있을 때에는 그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러나 부모님이 오시면 그제야 집안이 엉망인 사실을 깨닫는다. 내가 얼마나 엄청난 짓을 했는지 깨닫는다. 그 앞에서만 나의 잘못이 보인다. 우리의 불의는 하나님 진노 앞에서만 보인다.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주권 앞에서 우리의 연약함이 보이고, 우리의 문제가 보이며, 우리의 불경건이 보인다. 그분의 진노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내가 얼마나 불경건한지,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전혀 깨닫지 못한다. 그 진노가 우리 앞에 있는 것이 그것이 진짜 사랑이다.
제자인가 아닌가의 기준은 그 스승의 진노 앞에 놓이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분의 진노 앞에 놓인 사람들이다. 그 앞에서 나의 불의를 고백하고, 나의 불경건을 내려놓는 사람들이다. 그 앞이 아니면 우리는 불의인지도 모른 채 불의하고, 경건한 줄 알며 불경건의 길을 걷게 된다. 오늘날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 채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이 사랑받는 줄 알고, 자신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용서받을 줄 알며, 불의의 길을 걷는 그리스도인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우리의 신앙은 언제나 하나님의 진노 앞에 놓여야 한다. 그 진노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진짜 사랑이다. 오직 아버지만 나를 견책할 수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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