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삼서 1:13~15 그대에게 쓸 말이 많지만, 먹과 붓으로 써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대를 곧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가 얼굴을 마주 보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가 그대에게 있기를 빕니다. 친구들이 그대에게 문안합니다. 친구들 각 사람에게 문안하여 주십시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새벽엔 다소 쌀쌀하네요. 아직도 봄으로 가는 흐름을 가로막고 싶은 것일까요? 그래도 봄으로 가고 있는 우리의 길을 부정하는 분은 아무도 없겠죠. 우리의 길이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지키시고 보호하시며 좋은 길로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비록 지금 당장 추위가 찾아와도, 그래서 옷을 다시 꺼내 입어도, 그래도 봄은 온다는 것을 잊지 않듯이, 주님의 이끄심은 선하고 인자하심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제 요한삼서 묵상도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도 마지막 인사가 담겨있죠. 오늘 본문은 아주 평이하고 단순한 인삿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몇 가지 당시 정황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요. 사도 요한이 교회와 교인들을 보고 싶어한다는 사실과 그들의 평화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의례적인 인삿말처럼 보이지만 제 눈에는 이게 상당히 중요한 말처럼 들립니다.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사도 요한이 제게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처럼 듣고 여러분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는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한 말이죠. 이게 쉽지는 않을 거예요. 사도 요한의 상황이 그리 녹녹치 않았기 때문이죠. 일단 그의 나이가 많아서 여행이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실제보다는 심정을 드러내는 표현인 셈이죠. 게다가 사도 요한의 다른 서신에 보면 이 말이 공통적으로 들어있어서 그만의 독특한 문학적 표현이라는 데 학자들의 의견이 다분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표현이 조금 색다르게 들렸습니다. 이 구절을 읽을 때 또 다른 말씀 한 구절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고전13:12 지금은 우리가 거울로 영상을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마는,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여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부분밖에 알지 못하지마는, 그 때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 것과 같이, 내가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바울은 우리가 지금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듯이 확실히 볼 수 있다고 말하죠. 이는 지금은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없어도 그때는 모든 것들이 다 이해가 된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답답하고 뜻대로 되지 않아도 그때에는 왜 그랬는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는 뜻이죠. 이 말씀은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소망을 가지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따라나오는 구절에서 소망을 강조하죠. 이 또한 우리들이 지속해서 묵상하는 진리와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래서 두렵고 떨리기도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주님은 반드시 우리를 좋은 길로 인도하신다는 것을 믿으라는 말씀인 거죠.
사도 요한이 제게 주시는 말씀으로 이 말씀을 오늘 받아들입니다. 아직 이해 못할 일들이 나에게 남아 있고, 때론 마음같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 답답하고 알 수 없는 일들이 여전히 제 앞에 놓이겠죠. 그때에 제 안에 있는 믿음을 동원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지킨 믿음을 꼭 붙들어야 한다고, 그래서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분명히 이해되고 알게 되는 때가 온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제게 신신당부하시는 주님의 애절한 음성이 느껴집니다. 세상이 너를 속여도 겁내지 말라고요. 하나님이 없는 것 같은 어둠이 몰려와도 두려워하지 말라고요. 지금 내가 다 알지 못해도 하나님의 시간은 반드시 옳은 방향으로 간다고요. 그 믿음을 붙들라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그날에 모든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주님의 마음을 다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 비록 이해할 수 없어도 다 이유가 있고 다 계획이 있음을 기억하세요. 하나님의 시간은 한번도 멈추지 않았고, 그분의 선하고 인자하심은 한번도 흩어지지 않았으며, 그분이 이끄시는 그 좋은 길은 끝까지 변함없으실 것임을 기억하세요. 지금은 비록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보듯이 주님의 시간이 올 것을 말이죠. 주님은 그날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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