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로니아의 심판 예언이 이어집니다. 굳이 바빌로니아가 왜 심판을 받게 되는지 구구절절이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미 이웃 나라에 대한 심판의 예언에서 그 이유를 다 묵상했기 때문입니다. 바빌로니아의 멸망 이유를 자만과 오만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주먹을 믿고, 자신의 지혜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뿐이겠습니까? 자신이 만든 문명을 믿고, 요새를 믿고, 군사력을 믿었겠죠. 그러나 하나님이 아닌 세상의 어떤 것도 영원할 수 없다고 우리는 이미 고백했습니다. 또한 그런 사실을 역사는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바빌로니아의 심판 예언은 본문 46장 이후부터 기록된 이웃 나라들에 대한 심판 예언의 총정리 같은 느낌입니다. 그 모든 이유가 바빌로니아에 다 담겨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반복되는 묵상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오늘 저의 눈에 들어온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33절입니다. 하나님은 바빌로니아의 죄 가운데 포로로 잡아간 이스라엘을 놓아주지 않고 붙잡고 있었던 것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34절에 이스라엘이 그들의 포로에서 풀려난 것은 하나님의 손길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시죠. 이는 이스라엘의 멸망도, 그들의 회복도 하나님의 손길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 손길과 계획은 어떠한 것도, 어떠한 힘도 방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구절에서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역사가 우연히 되는 것은 없다는 생각 말입니다. 간혹, 우리는 바빌로니아의 온순하고 합리적인 왕이 이스라엘을 풀어주고, 그들의 자비가 구원을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우연한 사회적인 상황과 환경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우연히 만들어진 시간이 우리에게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믿을 때가 있죠. 아니, 굳이 믿음을 동원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겠지’, ‘어떻게 하다 보면 이 또한 지나가겠지’ 그렇게 이루어지는 일들을 우연히 받아들이며 덤덤하게 지날 때가 많죠.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에는 우연이란 없습니다. 누군가 긍휼을 베풀 때도, 누군가 마음을 바꿀 때도, 어떤 상황이 만들어질 때도, 이 모든 것 위에 하나님의 손길과 섭리가 있습니다. 그것을 믿는 자가 믿음을 가진 자이고, 또 그것을 믿는 자만이 그분께 감사할 수 있는 것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한순간도 주님의 손길이 흐르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어떤 일도 주님의 섭리가 미치지 않는 것이 없어요. 설혹 핍박과 압제, 멸망과 같은 절망의 기로에 설지라도 그것이 주님의 섭리라면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의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용감하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내려올 능력 있어서가 아니라, 그 또한 주님의 섭리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이것이 끝이 아님을 알았어요. 그 믿음이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손길에 의해 이루어지는 거예요. 누구 때문이 아닙니다. 시간 때문도, 사회적 역학관계 때문도 아닙니다. 주님의 섭리 때문입니다.
p.s. 한 가지 광고 드릴 일이 있습니다. 내일은 2020년 첫 번째 주일입니다. 내일부터 감사라는 주제로 설교를 시작하는데요. 새해의 첫 주일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내일은 우리가 감사 노트를 작성하는 이유와 방법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어쩌면 2020년 우리가 감사를 품고 살며, 감사 노트를 써나가는데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의지를 가지고 꼭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일을 쉽게 생각하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내일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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