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 3:10 무리가 요한에게 물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한 주간을 시작하는 월요일, 주님과 함께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세례 요한의 독설에 가까운 메시지를 들은 유대인들이 반응을 합니다. 그 반응은 세 부류로 나눠서 기록하고 있죠. 무리, 세리, 그리고 군인으로 나뉘죠. 아마도 이렇게 나눈 이유는 세례 요한의 대답이 각기 상황에 맞춰 다르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각기 상황이 다른 부류들입니다. 특별히 정치적인 간극이 분명하죠. 무리들이란 일반적인 유대인들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반해 군인들은 로마와 가까운, 그러니까 지배자로서의 입장에 서 있는 존재들이죠. 물론 이 군인은 로마 군인들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대인이지만 치안을 담당하고 로마군인들을 대리하여 각종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이었죠. 그래서 유대인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세리들은 일반 유대인인 무리와 군인들 사이 중간쯤 위치하는 존재로 보입니다. 유대인들이지만 로마에 바치는 세금을 징수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세리는 당시 간사한 세작 같은 취급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세 부류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죠.
그런데 이 각기 다른 부류가 세례 요한의 메시지에 동일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들은 똑같이 이렇게 되묻죠.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저는 이 말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지금 세례 요한 앞에는 요한의 메시지를 듣기 위해, 그리고 요한의 세례를 받기 위해 온 이들입니다. 이들은 들을 준비가 된 이들이죠. 다시 말해 회개할 준비가 된 자들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그 자리에 오지 않았겠죠. 가끔 교회에서 설교를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하나님의 메시지가 필요한 사람들은 어쩌면 이 자리에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죠. 이미 주님의 편에 서기로 작정한 사람들에게 책망의 메시지를 전할 때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지금 세례 요한 앞에 있는 이들이 그런 이들입니다. 더 나쁜 사람들, 더 문제 많은 사람들, 세례 요한의 메시지를 거들 떠 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가끔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일을 열심히 하라는 소리를 들으면 반항심이 생길 때가 있죠. 중고등학교 시절에 야간 자율학습이라는 것이 있었는데요. 도망가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안 선생님한테 혼나는 이들은 도망간 아이들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아이들일 때가 있죠. 그러면 참 억울하죠. 그런데 그런 책망을 지금 이들이 듣고 있는 거죠.
그런데 그들의 반응이 의외죠.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라고 묻죠. 이제 회개의 시작입니다. 억울함을 토로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찾습니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내 입장을 변명하기보다 내가 가야 할 길을 묻는 겁니다. 우리는 어떤 지적을 받으면 곧잘 변명으로 일관하죠. 나의 처지를 인정받고 이해를 구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말씀을 듣는 이들은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이들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하나님 앞에서 내가 한 일들을 토로하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묻는 사람입니까? 과거를 묻고 계산하고 따지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출발선에 선 사람처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입니까? 하나님 앞에서도, 이웃 앞에서도, 심지어 아내나 남편 앞에서도 내가 해 온 일들을 주제 삼거나, 인정받으려고 온갖 변명을 늘어놓고 때론 억울함으로 몸서리치는 자 되지 않기를 를 빕니다. 말씀 앞에서 지나간 일들을 뒤로하고,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길을 길을 묻는 자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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