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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로마서묵상

로마서묵상24]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협력을 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선을 이룬다."(롬8: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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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협력을 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선을 이룬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압니다."(롬8:28)

 


중국말에는 성조라는 것이 있다. 같은 발음이어도 성조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의문문으로 만들 때 보통 '마'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기조사라고 하는 이 '마'는 경성이라고 하여 성조 표시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똑같은 발음 '마'를 같은 음으로 길게 발음하면 '엄마'라는 뜻이 된다. 끝을 올려 발음하면 '삼베'라는 마가 되고, 내렸다 올리는 발음을 하면 '말' 마가 된다. 그런데 끝을 찍듯이 내려서 발음하면 '욕'이라는 뜻이 된다. 보통 인사말을 할 때, 니 하오? 혹은 니 하오 마?라고 하는데 이 때 마 발음을 잘해야 한다. 잘못하면 인사가 아니라 욕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어에서 성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에도 어디에 강세를 두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때가 있다. 가령 I'd rather you stayed home.(내 생각에 너는 차라리 집에 머무는 것이 낫겠어)이라는 표현을 할 때 만약 YOU에 강세를 둔다면 뜻은 '내가' 아닌 '네가' 집에 머무는 것이 낫겠다는 뜻이 되지만 만약 STAYED에 강세를 둔다면 나나 네가 아닌 '나가지 말고 머무는 것'이 더 강조되는 표현이 되는 것이다.

 

 

우리 말도 그렇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어디를 띄어 쓰느냐에 따라,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가 되기도 하고,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가 되기도 한다. 어느 거리 광고판에 이런 구절이 붙어 있었다. "몸만들어오세요." 이것으로는 무슨 의미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몸 만들어 오세요."라면 헬스장에 가서 몸을 만들라는 뜻일 수도 있고, "몸만 들어오세요."라면 모든 부대시설이 갖추어진 원룸 광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말, 똑같은 글이지만 강조에 따라, 마음에 따라, 생각에 따라 그 의미는 180도 달라진다.

 

 

그리스도인들이 좋아하는 말씀가운데 이 로마서8:28의 말씀이 있다.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은 좋은 것이 주어지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끝이 좋기를 원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뭐든지 이득을 보는 것이라면, 주어지는 것이라면, 얻는 것이라면 좋아한다. 게다가 선을 이룬다니 얼마나 좋겠는가? 설교 말씀에 관심이 없다가도 축복기도에는 머리를 디밀기 바쁘다. 주일 말씀이 어찌됐던,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이든 나에게 축복만 주어진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선을 이룬다는데에 강조점을 두려고 한다. 우리에게 선이 이루어진다면 반색한다. 따라서 선을 이룬다는 데에 강조가 있는 사람에게는 협력이란 내가 돕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를 돕는 것이 된다. 이 말씀의 강조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라는 데에는 간과한다. 역대하7:14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나의 백성이 스스로 겸손해져서, 기도하며 나를 찾고, 악한 길에서 떠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용서하여 주며, 그 땅을 다시 번영시켜 주겠다." 우리는 용서와 번영에 환호한다. 그러나 주님 앞에 겸손히 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은 적다. 여호수아1:9, "너는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말아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의 주, 나 하나님이 함께 있겠다." 용기를 잃을 때마다 입에 닮도록 외우는 이 말씀에 우리는 흥분한다. 그러나 이 말씀 바로 전 절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말씀을 늘 읽고 밤낮으로 그것을 공부하여, 이 율법책에 씌어진 대로, 모든 것을 성심껏 실천하여라." 이 말씀에 집중하는 이는 많지 않다. 어느 대형 목사님의 핵심 인용구라는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3서1:2)"는 말씀은 "네 영혼이 잘됨같이"라는 말이 있음을 우리는 잊고 싶어 한다. 즉 내 영혼이 하나님과 동행하고, 내 영혼이 주님께 순종하며, 깊은 관계성을 맺는 일이 나의 범사의 잘됨과 가장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온전한 대인관계를 할 수 있으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협력의 도구가 된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서로 협력하지만 우리 안의 이기심과 교만함은 온전한 협력을 이루지 못한다. 이기심의 협력은 협력이 아니라 야합일 뿐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만이 이기심을 버리고 온전히 서로 돕는다. 그리고 그 협력에서 선이 나온다. 하나님의 뜻으로 모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선하심이 임한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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