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 8:26~28 그들은 갈릴리 맞은편에 있는 거라사 지방에 닿았다. 예수께서 뭍에 내리시니, 그 마을 출신으로서 귀신 들린 사람 하나가 예수를 만났다. 그는 오랫동안 옷을 입지 않은 채, 집에서 살지 않고, 무덤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가 예수를 보고, 소리를 지르고서, 그 앞에 엎드려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더없이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제발 나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좀 먼 거리에서 인사드립니다. 어느 곳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아침을 말씀으로 시작하는 우리들은 모두가 다 같은 자리, 같은 공간에 있는 공동체요 가족임을 믿습니다. 오늘도 주 안에서 평강 하시길 빕니다.
어제는 광인의 실체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오늘은 그가 한 말을 가지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를 상고해 보고자 합니다.
거라사 광인은 예수님을 대면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엎드리죠. 그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까지 합니다. 이미 우리는 이런 귀신 들린 이들의 행동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귀신이 먼저 예수님을 알아본다는 것을 이전 4장에서 묵상한 바 있죠.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말도 똑같습니다. 이는 빛 앞에 어둠이 머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빛이신 예수님으로 인해 어둠의 귀신이 고통받는 것과 같은 것이죠.
오늘 말씀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빛이 비치면 어둠은 해를 입는다는 것이죠. 너무도 당연한 말씀이죠? 그런데 이를 우리 안에 적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빛과 어둠의 이야기는 마치 낮과 밤처럼 추상적인 관념으로 받아들이기 십상이죠. 그렇다면 이것이 왜 우리의 삶에 밀접한 이야기가 될까요? 이를 위해 제가 어느 책에서 읽은 한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저자는 힘든 유아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정은 곤궁하기 그지없었죠. 그래서 그는 어린 나이에 사회에 뛰어들어야만 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살아서 이제는 제법 큰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죠. 그는 그저 평범한 자영업자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예수를 믿게 되었어요. 예수 믿는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그는 진짜로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생각과 마음의 주인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식당의 자재를 선택하는 기준이 값싼 것이었는데 이제는 좋은 것, 건강한 것으로 바뀐 겁니다. 그랬더니 자재 구입비가 오른 거죠. 이전에는 아르바이트생들이 그저 피고용인 정도였지만 이제는 자신이 섬기는 주님 안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보살피고 더 이해하고 더 사랑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된 거죠. 더 큰 문제는 세금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세금을 적당히 냈습니다. 탈세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관행처럼 남들이 하는 정도의 탈루는 묵인했었죠. 그런데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로는 정직하게 세금을 내기로 한 겁니다. 그랬더니 세금이 장난이 아닌 거죠. 그렇게 그는 예수 믿고 난 후 더 곤란해졌습니다.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고 신경 쓸 일이 더 많아진 겁니다. 무엇보다 재산이 준 것이 컸습니다. 한마디로 손해를 본 것이죠.
책을 여기까지 읽으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했습니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부터였습니다. 저자는 예수 믿고 내 재정이 늘어나고, 내가 신경 쓸 일이 줄어들고, 편안 삶이 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말하죠.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빛이 내 안에 들어오면 그동안 어둠에 익숙했던 것들은 고통을 받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러고 보니 깜깜한 영화관에 있다가 밖을 나가면 눈이 보이지 않습니다. 빛으로 눈이 고통받는 거죠. 그런데 빛에 익숙해지면 눈은 이제 더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그걸 우리가 모르는 거예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르바이트생을 내 가족으로 생각하고 섬기는 일은 그저 고용하는 것보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러나 거기서 자신은 진짜 내 사람, 내 가족을 얻었다고요. 아깝기만 했던 세금을 더 많이 내서 주머니는 줄었지만 그로 인해 사회의 신뢰와 믿음은 더욱 두둑해져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 일하기가 훨씬 편해졌다고 말이죠.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내가 하던 일들, 나의 습관, 나의 어둠의 습관들이 그대로이길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미친 짓입니다. 예배는 나를 불태우는 것을 말하죠. 나의 죄를 불태우고, 나의 부정과 나쁜 마음을 태우는 것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을 태우고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감사를 새로이 세우는 것이 예배죠.
예수 믿으면 괴롭습니다. 그것이 당연합니다. 나의 옛 모습은 괴로움 속에 태워버려야 우리는 새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습관을 버리는 괴로움이 있어야 새로운 습관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의 괴로움은 새로운 길의 시작입니다. 괴로움을 피하지 마시고 태워버리세요. 깊이 괴로울수록 그 향기는 하늘에 닿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깊이는 더 크고 강한 즐거움으로 나를 세울 거예요. 그렇게 오늘도 새 사람으로 변모하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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