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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묵상일기 125 -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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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6:17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오셔서, 평지에 서셨다. 거기에 그의 제자들이 큰 무리를 이루고, 또 온 유대와 예루살렘과 두로 및 시돈 해안 지방에서 모여든 많은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10월은 역시 10월인가 봅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갔죠? 기온차가 심합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요. 가을바람을 맞으면서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시길 빕니다.

 

어제 우리는 예수께서 열두 제자들을 세우시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이 장면은 다른 복음서에도 기록되어 있는데요. 마태복음서에는 10장에, 마가복음서에서는 3장에 각각 기록되어 있죠. 그 기록들은 대동소이합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에서 유독 돋보이는 장면이 있어요. 그것이 바로 오늘 본문이죠. 

 

다른 복음서에서는 제자를 부르실 때 장소를 강조하지는 않습니다. 마태복음서에는 아예 없고, 마가복음서에서는 산이라고 장소를 특정하는 정도죠. 그런데 누가는 이 부분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데요. 예수께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신 것과 제자들을 그곳으로 부르신 것,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는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오셔서 평지에 서셨다는 내용을 상세히 적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눈에 띄는 것은, 우리가 보통 평지에 섰다는 말을 그리 자주 하는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상이 평지에서의 일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 굳이 언급을 했을까? 싶은데요. 어쩌면 이 부분에서 누가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제 제자들이 뽑혔죠. 이는 이제 예수 공동체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본격적인 사역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다른 복음서에서는 그렇게 제자들이 뽑히고 그들이 함께 전도하려 나가는 장면도 목격되죠. 그런데 누가는 그 부분을 이렇게 말합니다. 산에서 내려와 평지에 섰다고 말이죠. 여러분은 이 부분에서 어떤 메시지를 들으시나요? 

 

제게 말씀하시는 것은 이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산에만 있지 않고 평지에 있다고 말입니다. 산은 고대 유대인들에게는 하나님의 장소로 알려진 곳입니다. 하나님을 나타내는 히브리어 가운데 '엘 샤다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는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 '샤다이'가 산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산은 하나님을 상징하기도 하죠. 그런데 그 산에서 이제 평지로 내려오는 일을 제자들이 맡아서 하는 겁니다. 이는 예수께서 하늘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신 것과 같은 의미죠.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에요. 말씀은 골방에 있지 않습니다. 은혜는 나 혼자 누리는 것도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은 우리를 통해 평지, 이 땅, 내가 사는 일상의 자리에 전해져야 온전한 말씀이 되는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예요. 교회에만 사랑이 넘쳐서는 안 됩니다. 교회에만 은혜가 가득 차도 안 되죠. 교회에서만 눈물의 찬양이 있고, 회개의 기도가 넘칠 수 없습니다. 그 은혜는 우리를 통해 내 이웃에 퍼져야 합니다. 찬양과 기도는 우리의 손과 발을 통해 삶의 자리에 흘러넘쳐야 합니다. 그게 그리스도인의 책무이자 사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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