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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묵상일기 104 - 감사는 가슴에 새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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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5:14~16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명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하게 된 것에 대하여 모세가 명한 대로 예물을 드려서 사람들에게 증거로 삼아라." 그러나 예수의 소문이 더욱더 퍼지니, 큰 무리가 그의 말씀도 듣고, 또 자기들의 병도 고치고자 하여 모여들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외딴 데로 물러가서 기도하셨다.


좋은 아침입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마치 떠나기 아쉽다는 듯이 말이죠. 그렇다고 오늘의 더위를 다시 찾아온 여름으로 착각하는 이들은 없을 거예요. 가끔 우리 몸에 찾아오는 병이나 어려움들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잘 견디고 잘 참으며 이겨낸 듯하다가도 다시 병이 찾아온 것처럼, 아직 어려움이 가시지 않은 것처럼 우리를 짓누를 때가 있죠. 포기는 그때 많이 일어납니다. 잘 견디다가 마지막에 쓰러지는 거죠. 늦더위는 늦더위듯 이미 가을을 예감하는 이들은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이미 승리를 확신하는 이들은 어떤 상황에도 그 승리는 우리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죠. 오늘도 우리는 좋은 하루를 맞이할 겁니다. 이미 우리는 주님의 자녀이기 때문이죠. 복된 오늘을 기대하며 이제 출발합니다.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나병이 사라졌죠. 아마도 가장 놀란 사람은 나병환자 본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말이죠. 이 장면이 낯설지 않죠? 4장에서 이미 귀신이 외치는 소리를 입막음하신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혹자는 예수께서 메시아이심을 아직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그러셨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보다 기적이라는 현상이 더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도 하죠. 저는 둘 다 맞는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늘 본문에서는 그런 의미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죠. 그것은 그다음 말씀에서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나병환자였던 이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죠.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하게 된 것에 대하여 모세가 명한 대로 예물을 드려서 사람들에게 증거로 삼아라."

 

당시 나병환자들은 동네에서 쫓겨나 마을밖에 머물렀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이제 나병이 나았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신분도 바뀌어야겠죠. 그래서 이들은 제사장에게 가서 확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사장이 이를 확인하면 그들은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거죠. 이것은 레위기 14장에 규정된 규례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그 규례에는 예물을 드리며 주님께 예배하는 규정도 정해져 있죠. 예수님은 이와 같은 율법의 규정을 설명하신 겁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대목이 있죠. 아무 말을 하지 말라고 하신 것과 율법의 규례를 가르치시는 일 사이에는 연관관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 그러니까 나병이 나은 기적과 같은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주님께 예배하는 일이라고 말이죠. 이 예배는 무슨 거래가 아닙니다. 나를 낫게 해 주셨으니 예물을 드린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나의 바람이 이루어졌다는 기쁘고 신나는 설레발보다, 피부가 깨끗해졌다는 현상의 놀라움보다, 내 마음의 고백, 주님을 향한 감사가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상을 찬양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저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떠들죠. 그 설레발은 상상을 초월할수록 더욱 소리가 커집니다. 그런데 그 소리에 가려서 내 마음의 고백은 희미해질 때가 있어요. 제가 목회하면서 만난 어떤 분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죠? 교회를 다니지만 알콜릭이었던 그분은 급기야 간이 망가져서 죽음을 앞두었습니다. 그분을 위해 모든 교회 가족들이 기도하고 기적을 꿈꿨습니다. 그런데 그 기적이 진짜 일어났어요. 그분이 회복이 된 겁니다. 그분은 감사의 찬양을 하고 간증을 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왜 안 그러겠습니까? 말로만 듣던 그 놀라운 기적이 자신에게 일어났으니까요.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 그분은 점점 교회에 빠지고 또, 다시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오래전 제가 직접 경험한 일입니다.

 

감사는 가슴에 새기는 것입니다. 찬양은 가슴이 하는 거예요. 기적의 경험은 손바닥의 못자국처럼, 옆구리의 창자국처럼,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손수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새긴 감사가 모여 내 형통한 인생을 만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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