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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묵상일기 82 - 잘못은 빨리 시인하고 지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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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4:28~30   회당에 모인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서, 모두 화가 잔뜩 났다. 그래서 그들은 들고일어나 예수를 동네 밖으로 내쫓았다. 그들의 동네가 산 위에 있으므로, 그들은 예수를 산 벼랑까지 끌고 가서, 거기에서 밀쳐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한가운데를 지나서 떠나가셨다.


좋은 아침입니다. 새로운 한 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느덧 8월도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주간에는 말복도 끼어 있네요. 이 말인즉 여름도 얼마 안 남았다는 뜻이죠. '아이고 더워!' 하던 입에서 '아이고 추워!'라는 말이 곧 나올지도 모릅니다. 추울 때는 아마 이 따스함을 그리워할지도 모르죠. 뭐, 간사한 우리의 느낌을 지적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춥든 덥든 우리의 생각을 바꾸면 다 좋다는 의미로 말씀드리는 거예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오늘은 가장 좋은 날이기도, 혹은 가장 힘든 날이기도 할 테니까요. 실로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길 빕니다. 그렇게 매일이 생애 가장 기쁘고 즐거운 날로 사는 여러분이었으면 좋겠어요.

 

다시금 지난 금요일 본문을 묵상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화를 내는 이들을 우리는 목격했죠. 사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유대인들을 화나게 하려는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지금 유대인들을 향해 옳은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는 유대인들을 사랑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마치 자녀를 사랑해서, 혹은 친구나 이웃을 사랑해서 직언을 하듯이 말이죠. 물론 비교는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사에 옳은 판단을 하는 온전한 성품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진심을 담은 말조차도 들을 귀가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미 옳은 지적이나 가르침에 화로 반응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묵상한 바 있기에 더 추한 우리 모습을 들추지는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이 말씀을 묵상하는 이유는 그다음에 나오는 기록 때문입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화를 내는데 그치지 않았죠. 그리고 그다음 행동이 섬뜩합니다. 예수님을 산 위에서 밀어 떨어뜨리려 했다는 기록이 나오기 때문이죠.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장면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이 본문을 읽을 때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으셨나요? 우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죠? 악마가 예수님을 시험했던 광야의 사건을 읽은 때가 말입니다. 우리는 아직 4장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광야의 시험 기록은 4장 초반에 등장하죠. 거기서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장면과 매우 흡사하죠.

 

저는 이 부분에서 싸늘함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내 안에 악마의 유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나사렛 사람들은 듣기 싫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화를 내죠. 그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런데 그 바닥에 깔려있는 생각은 동일하죠. 일단 자신들이 옳다는 자의식이 있습니다. 내가 옳으면 다른 사람은 다 틀린 것이 됩니다. 내 생각이 옳으면 남의 생각은 다 잘못된 것이 되죠. 그래서 이런 자의식을 가진 사람은 뒤를 닫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잘난 자의식은 귀를 닫는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안 듣는데 그치지 않고 듣기 싫은 소리의 입을 틀어막아야 속이 시원하죠. 그래서 사용하는 것이 폭력입니다. 우리가 화를 내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나를 갈고닦는 것이 아니라 남을 해치려 하기 때문이죠. 왜냐하면 이것이 훨씬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려 하기보다 남이 더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을 비방하고 없는 말을 만들어 남을 해코지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기와 질투는 가장 흔하고 강력한 유혹과 시험의 도구임을 우리는 알아야 하죠. 내 감정과 기분이 시기와 질투에 둘러 쌓이면 영혼이 멍듭니다. 내 기분이 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격적이 되고 폭력적이 되기 때문이에요. 나의 정당성을 위해 휘두르는 폭력,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을 무너뜨리는 행동, 이것이 살인입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하죠. 방귀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만은 그냥 시인하세요. 잠깐 창피하면 되는 일을 우리는 억지로 아니라고 우기고, 심지어 남에게 덮어 씌우는 짓을 서슴없이 합니다. 그래서 잘못은 처음부터 빨리 시인해야 합니다. 회개를 묵혀두지 마세요. 실수를 감추려고 하지 마세요. 빨리 시인하면 쉽습니다. 웃어넘길 수 있어요. 그러나 시간을 끌고 기회를 놓치면 점점 더 어려워지고 무거워지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러니 잘못은 빨리 시인하고 지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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