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3. 06:50ㆍ묵상하는말씀/여호수아서묵상
여호수아서 9:22~27 여호수아가 그들을 불러다가 말하였다. "당신들은 우리 가까이에 살면서, 어찌하여 아주 멀리서 왔다고 말하여 우리를 속였소? 당신들이 이렇게 우리를 속였기 때문에, 당신들은 저주를 받아서, 영원히 종이 되어, 우리 하나님의 집에서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일을 하게 될 것이오."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였다. "우리가 그렇게 속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주 하나님이 그의 종 모세에게 명하신 것이 참으로 사실임을 우리가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이 땅을 다 이스라엘 사람에게 주라고 명하셨고, 이스라엘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을 다 죽이라고 명하셨다는 것을, 우리가 들어서 알았습니다. 우리가 속임수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가 이스라엘 사람 때문에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를 마음대로 하실 수 있으니, 처분만을 기다리겠습니다." 여호수아는 그들을 보호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들을 죽이지 못하게 하였다. 바로 그날로 여호수아는 그들을, 회중을 섬기고 주님의 제단을 돌보는 종으로 삼아,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일을 맡게 하였다. 그들은 오늘까지 주님께서 택하신 곳에서 그 일을 하고 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아침을 묵상으로 여는 사랑하는 공동체 가족 모두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우리의 짧은 묵상은 결코 헛되지 않을 거예요. 말씀을 기억하고 은혜로 받으며 주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채우시는 주님의 축복의 기적이 임할 줄 믿으며 오늘도 밝은 미소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기브온의 속임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곧 들키고 말죠. 보통 사기행각은 다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사기처럼 보여도 거짓은 거짓이죠. 오늘 본문이 바로 그 장면입니다. 저는 여호수아 9장을 읽으면서 이스라엘의 나태함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묵상하지는 않았어요. 이유는, 여호수아 9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나태함, 다시 말해 속임수에 넘어가는 어리석음을 들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저는 본문이 오로지 기브온 족속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관점에서 묵상을 이어가고 있죠.
모든 거짓이 밝혀진 기브온은 여호수아 앞에 불려 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속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죠. 그런데 그 이유가 짠합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에 있는 사람들을 이스라엘 손에 붙이셨다는 사실을 들은 그들은 자신들이 죽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이미 그들은 하나님을 진정한 하나님으로 보고 있었던 거죠. 항복을 하든, 도망가든 그 하나님의 말씀에서 자신들이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안 그들은 기막힌 지혜를 짜 냅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가나안 사람이 아니라 먼 타국의 사람이 되어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이 상황이 저에게는 참 복잡 미묘하게 다가왔니다.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는가 하면 하나님의 명령을 거슬러 살고자 하는 욕망과, 이를 계기로 자신의 터전과 민족까지 버리는 무모함과 겸손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죠.
그 가운데 저는 기브온 족속의 지혜가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우리가 죽기를 각오한다는 말은 잘해서 익숙한데 살기를 각오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혹시 들어보셨어요? '나는 살기를 각오해' 이런 말 말입니다. 어느 책에선가 그런 대목이 있더라고요. 중세시대 영국의 영주들이 작은 마을을 차지하기 위해 침략하는 과정에서 많은 힘없는 이들이 희생을 당하곤 했습니다. 참다못한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뭉쳤는데 한눈에 보아도 전문 군대를 동원한 영주들의 세력과 비교해서 어림도 없었답니다. 농민들은 모두 겁에 질린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지도자를 자처한 이들이 그들의 사기를 돋웠는데요. 일제히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우리의 명예, 우리의 권리를 위해 죽을 각오로 싸우자'라고 말이죠. 그때 이 말을 듣고 있던 한 농부가 일어나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왜 우리는 싸우기도 전에 죽을 각오를 하는가? 싸우러 나왔다면 이길 생각을 해야지. 우리 죽을 각오로 싸우지 말고, 살 각오로 싸웁시다. 우리는 살기 위해 이 투쟁을 하는 것 아닙니까?'
혹시 여러분은 살 각오로 살아보셨습니까? 말이 좀 우습죠? 우스운 김에 한 마디 더 하면, 사는 데 목숨을 걸어보셨어요? 남을 속이고 사기를 치는 행위는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허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기브온의 사기 행각이 성공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바로 '살기 위해' '살 각오'를 하고 매진한 까닭이라고 믿습니다. 본래 사기는 나는 살고 남은 죽이는 행위죠. 더 나아가 나도 죽고 남도 죽는 잘못입니다. 그런데 기브온은 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옳은 것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모두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죠.
사랑하기 위해 각오해 보셨어요? 말씀을 지키기 위해 각오해 보셨습니까? 우리는 늘 벼랑 끝에서 각오를 다지죠. 그런데 우리는 평화로울 때 각오해야 합니다. 좋은 것을 얻었을 때 각오해야 하죠. 좋은 것을 지키기 위해, 선한 것을 얻기 위해,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나의 믿음과 생각과 기분과 감정을 지키기 위해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게 저절로 되지 않기 때문이죠. 잘 살기 위해, 평화롭기 위해, 내 마음과 생각을 좋은 것으로 채우기 위해 각오를 다지는 오늘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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