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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미가서묵상

미가서묵상일기 08 - 화를 내더라도, 죄를 짓는 데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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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서2:1   악한 궁리나 하는 자들, 잠자리에 누워서도 음모를 꾸미는 자들은 망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강추위에 몸관리는 잘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눈 소식이 있습니다. 오고 가는 모든 길에 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도 단단히 여미고 오늘을 웃으며 출발해 보자고요. 

 

하나님은 미가선지자를 통해 1장에서 하나님의 심판이 도래했음을 선포하죠. 이스라엘의 각 지역들을 열거하며 비유와 풍자로 하나님의 심판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2장에서는 조금 구체적으로 개개인의 타락에 대해 꼬집으시며 말씀하시죠. 특별히 경제적으로 약한 자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이들에 대한 말씀이 이어집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가진 자들이 자신의 돈과 권력으로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 없는 자들의 땅까지 빼앗으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마치 열왕기서에 나오는 사마리아의 왕 아합처럼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으려고 혈안이 되어있었던 모습과 흡사하죠. 

 

어느 시대건 간에 가진 자의 횡포는 늘 있습니다. 돈 가진 자들이 돈을 벌고, 결국 빼앗기는 자들은 없는 자들이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죠.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미가가 심판의 동기로 삼고 있는 것이 부자, 혹은 가진 자에 대한 편견에 기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자는 다 나쁘다는 인식으로 이 본문이 쓰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오늘 본문은 악한 궁리나 하는 자들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본문 전체의 내용으로 보면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의 것을 빼앗을 궁리로 귀결되지만, 사실 악한 궁리를 하는 것이 딱히 부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죠. 그러니까 오늘 본문은 부자나 가난한 자가 아니라 악한 궁리를 하는 자에 집중해야 합니다. 악한 궁리를 하지 않는 부자도 있으려니와 악한 궁리를 하는 가난한 자도 있을 테니까 말이죠.

 

특별히 잠자리에 누워서도 음모를 꾸미는 자라는 말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더 본문을 읽기 전에 이에 대한 묵상을 한번 나누고 넘어가고 싶어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나쁜 사람, 좋은 사람으로 구분되지는 않습니다. 누구는 성선설이나 성악설 등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어떤 생명도 규정되어 태어날 수는 없다고 믿습니다. 다만 우리가 어떤 인식을 내 영혼에 채우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라고 믿어요. 우리는 교육을 통해 우리의 지식을 채우죠.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혼도 우리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로 채워집니다. 그런데 교육과 다른 것은 딱히 누군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에요. 스스로 채워가죠. 그 채워가는 루트가 바로 생각입니다. 내가 많이 생각하는 것, 내가 집중하는 감정, 그리고 말들로 나의 영혼이 채워집니다. 그것을 우리는 믿음이라고 하죠. 믿음은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하고 말하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우리가 잘 모른다는 점이에요. 공부는 책을 보고 가르침을 받아하는 것이라고 알죠. 그런데 나의 영혼은 내가 하는 생각으로 채워진다는 사실을 잘 몰라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채워진 무의식의 세계가 나의 현실을 주도합니다. 이론물리학의 거목인 데이비드 봄은 [감추어진 질서 implicate order]라는 이론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물리학이 매우 복잡한 학문이어서 이를 제 머리로 짧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점 양해를 바랍니다. 다만 가장 단편적으로 설명하자면 우주의 모든 물질들은 개별적인 것 같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질서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물리학에 문외한인 제가 이 이론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현대 신학에 큰 영향을 미친 심리학자 칼 융 때문입니다. 그는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의 영성이 현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연구했죠. 다시 말해 무의식에 흐르는 질서가 의식을 표현한다는 주장이죠. 우주뿐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감추어진 질서가 있는 것입니다. 나의 무의식에 무엇을 심느냐에 따라, 어떤 질서가 흐르냐에 따라 내 현실의 삶에 그대로 표현된다는 거죠.

 

아침부터 너무 머리 아픈 이야기를 했네요.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소소하고 평범한 묵상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제 눈에 띈 '잠자리'는 제겐 무의식의 세계로 비쳤습니다. 진짜 악한 사람은 자신의 무의식에 악한 음모를 채우는 사람이에요. 끊임없이 모략을 꿈꾸고, 악독을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짓밟을까를 되뇌는 이들입니다. 그런 생각들이 나의 영혼을 채우고 나의 보이지 않는 질서가 되어서 나의 현실에 드러나죠. 

 

말씀드린 적 있죠? 나쁜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요. 나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이죠. 그것은 죄가 아닙니다. 인간의 한계일 뿐이죠. 그러나 그 나쁜 생각을 오래 하는 것은 죄입니다. 생각을 오래 하고 내 머리에 머물게 하면 그것이 나의 영혼을 채우는 질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바울은 이렇게 말하죠.

 

엡4:26   화를 내더라도, 죄를 짓는 데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십시오. 해가 지도록 노여움을 품고 있지 마십시오.

 

나쁜 생각을 오래 하지 마세요. 특별히 잠자기 전, 좋은 생각과 꿈을 가지세요. 좋은 마음과 기쁨으로 잠자리에 드세요. 나의 무의식에 좋은 생각이, 좋은 마음이, 그리고 기쁨과 감사의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애쓰세요. 그 무의식의 질서가 나의 삶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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