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3:7 모든 것을 견딥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문득 좀 색다르단 느낌입니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맞는 아침인지라 어제와 다를 것 하나 없는데 왠지 다르게 느껴지네요. 오늘은 어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와 다른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그래서 오늘을 축복하며 시작하고 싶습니다. '아름답고 사랑스런 너(오늘)를 만나 나는 참 감사하고 행복해! 너(오늘)를 축복해! 너(오늘)를 사랑해!'
제가 좋아하는 찬양 가운데 [오직 예수뿐이네]라는 찬양이 있습니다. 처음 이 찬양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해요. 뭔가 당혹스럽고 뭔가 먹먹한, 그런데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것은 가사 때문이었어요.
'크신 계획 다 볼 수도 없고 작은 고난에 지쳐도 주께 묶인 나의 모든 삶 버티고 견디게 하시네'
바로 '버티고 견디게'라는 가사 때문이었습니다. 찬양 가사로는 조금 낯선 그런 단어들인데요. 그래서 좀 어색했고, 그런데 끊임없이 견디고 근근히 버티고 있는 내 삶의 단면을 들킨 것처럼 콧끝을 찡하게 만들었죠. 마치 주님께서 내 맘을 아신다고 토닥이시는 것처럼 위로가 되었습니다.
유명 드라마 대사로 회자되었던 말이 있죠?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대사는 어떤 비굴함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비치며 여러 상황에서 회자되지만 곱씹어보면 틀리지 않은 말입니다. 마치 오랜 세월 풍파를 견디며 버틴 소나무 한 그루가 그 자리에 생명이 있었음을 말해주듯이 말이죠. 하나님의 말씀 또한 견디고 버틴 이들을 통해 이어지고 전해졌듯이 말입니다. 끝끝내 견디고 견딘 이들이 희망의 가나안을 보았듯이, 마침내 버티고 버틴 이들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인도하심을 보게 되겠죠.
사랑은 인내와 밀접한 모양입니다. 서두에 오래참음을 언급했던 사랑은 또 다시 인내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오늘 본문에서 '견디다'라는 말은 이전 구절의 '오래참음'과는 조금 다른 결의 단어입니다. 보통 인내라고 번역되는 헬라어 단어가 2가지 인데요. 하나는 [마크로뒤메오]이고, 다른 하나는 [휘포모네]입니다. 고린도전서13:4에 나오는 오래참음이 [마크로뒤메오]이고요. 오늘 본문 '견디다'가 [휘포모네]죠. [마크로뒤메오]를 파자하면, '멀리 떨어지다'는 뜻의 [마크로스]와 '분노, 격노'의 [뒤모스]가 결합된 말인데요. 그러니까 화내는 것을 멀리하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마크로뒤메오]가 감정과 관련된 단어라면 [휘포모네]는 관계와 관련된 단어입니다. [휘포모네]도 파자하면, '아래(under)'라는 [휘포]와 '머물다, 남다'라는 뜻의 [메노]가 결합한 말이죠. 이는 낮아짐과 관련된 단어입니다. 어떤 상황의 이면을 보는 것, 어떤 사람의 속마음을 헤아리는 것을 말하죠. 즉 역지사지의 마음입니다.
미국 인디언들의 격언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고 해요.
[DON'T JUDGE UNTIL YOU'VE WALKED IN SOMEONE'S SHOES.]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오랫동안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휘포모네]입니다. 이것이 인내고요. 이것이 사랑이래요. 이런 말을 들으면 우리는 내가 남의 신발을 신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죠. 그런데 반대로 누군가 나의 신발을 신어 주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주님이 나를 이해하시며 내 신발을 신고 저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세요. 지금도 나의 마음을 아시고, 내 단점조차 이해하시며,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복을 누리는 그 자리에 서기까지 기다리시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지금도 내 아래에 머무시며, 나와 함께 거하시는 그분을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사랑하시는 주님이 계심을 떠올려 보세요. 그 사랑을 떠올리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 믿음입니다. 소망입니다.
오늘 이 아침, 문득 새삼스레 사랑스런 주님의 동행이 느껴지는 은혜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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